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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신작소개

[신작소개]조선명탐정, 셜록홈즈가 될 수 있을까?







조선 제일의 명탐정이 나가신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김석윤 감독이 1월 27일 신작 영화 '조선 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발표한다. 김명민, 오달수 한지민 주연의 이 영화는 조선시대가 배경인 탐정 영화로 공납 비리를 숨기려는 관료들과 명탐정 김진(김명민 분)이 한 판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꽤 보기 힘든 탐정 영화로 배우들의 캐릭터와 긴장감을 최대한 살림과 동시에 코믹적 요소를 추가해 한국식 탐정 극의 진가를 보여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래에 감상 포인트를 몇 가지 추려내 보았다.






기본적으로 탐정 영화는 범죄를 소재로 하는 영화인만큼 사건의 진상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탐정과 범인 간의 스릴 넘치는 갈등이 필수적이다. 이 갈등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가 탐정 영화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관객을 극에 몰입시킬 진지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수사 물 뿐만 아니라 코미디도 겸하고 있다. 따라서 코믹성을 최대한 발현하되 몰입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때는 손에 땀을 쥘 만큼 진지할 수 있도록 관객을 이끄는 것이 영화의 완성도를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겠다. 김석윤 감독은 올드미스다이어리 등 코미디를 주로 연출한 감독이라 코미디와 스릴러 사이의 적정한 선을 지킬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탐정영화에서 '탐정'은 스토리만큼이나 인상 깊게 표현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탐정이 얼마나 멋있었고 그래서 얼마나 기억에 남았느냐에 따라 탐정 영화의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주연 배우가 김명민이라는 사실은 일단 합격점을 줄 수 있다. 성악가 같은 굵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연령과 나이를 불문하는 두터운 팬층을 자랑한다. TV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서 한복이 잘 어울리는 것은 이미 검증했고 연기력도 나쁘지 않다. 본의 아니게 탐정의 조수 노릇을 하게 되는 개장수 서필 역으로는 얼굴만 봐도 피식한다는 오달수가 맡았으니 오달수·김명민 콤비가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전제조건은 갖춰졌으나 까보기 전까지는 모른다. 명탐정 김진의 캐릭터는 때로는 허당이지만 때로는 냉철하고 몸도 상당히 날렵한 탐정이다. 그의 허당스러운 면모는 유머러스해서 관객에게 탐정에 대해 친근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지만 그것이 명탐정의 위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날렵한 것도 훌륭한 액션으로 감탄사를 자아낼 수도 있지만 탐정이 머리보다 몸을 더 많이 쓰면 곤란하다. 모든 점이 조화롭게 표현된다면 조선의 탐정 김진도 셜록홈즈처럼 유명한 프랜차이즈 탐정이 될 수 있다. 타이틀에서 소제목을 쓴 것으로 보아 후속편을 전제했다고 볼 수 있으니 탐정의 캐릭터만 확고해진다면 조만간 2부를 볼 수도 있겠다.






주연배우인 김명민은 깊이 있는 연기와 스타일로 많은 팬과 감독의 지지를 받기는 하지만 명작 영화와는 관련이 적은 듯하다.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가 기대되는 배우가 있는 반면 김명민은 흥행실패의 전적이 꽤 화려하므로 영화를 볼지 말지 한 번쯤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인기 소설가 김탁환의 '열녀문의 비밀'을 원작으로 한다.

김탁환은 TV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의 원작자다. 이번 영화도 스토리적으로는 이미 검증되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모든 영화가 원작의 명성을 잇는다면 세상에 실패하는 영화는 없을 것이다. 소설과 영화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영화의 특성을 잘 따져 필요 없는 부분을 빼고, 없던 장면도 넣어야 한다. 또 뛰어난 영상미로 소설 독자의 상상력마저 압도해야 원작에 누를 끼치지 않을 수가 있다. 이것은 원작자보다는 감독의 역량이 훨씬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직 영화감독으로서의 경력이 많지는 않은 김석윤 감독이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팜므파탈 한객주 역을 맡은 한지민, 탐정의 파트너인 오달수 등 조연의 캐릭터에 주목하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 될 수 있고 철저한 고증과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선시대의 디테일한 배경 묘사, 역동적인 영상을 통한 실감 나는 액션 등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written by the columnt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