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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 리뷰

[영화리뷰]'헬로우 고스트', 수호천사의 또 다른 해석





 


"난 당신의 수호천사~" 애인이나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흔히 하던 말이다.
 하지만 수호천사가 아닌 수호 귀신이라면?

*스포일러가 담뿍 담겨있습니다.*








영화는 상만 (차태현 분)이 수면제를 다량 삼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가족도 없이 홀로 외로이 살아가던 상만은 더 이상 살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곤 나오는 나레이션, ' 날 기억해주는 사람은 없다.'

삶의 의욕이 없던 상만은 어느날 부터 네 명의 귀신을 보게 된다. 그리곤 그 네 명과 동거를 시작한다. 귀신들이 자기에게 빙의하자 상만은 귀신들 각자 소원을 들어줄테니 사라지라고 한다. 소원을 들어줬는데도 귀신들이 사라지지 않자 상만은 그들에게 크게 화를 낸다. 그 다음날 홀연히 사라진 귀신들, 상만은 다시 큰 공허감을 느낀다. 어느 날 상만은 연수(강예원 분)와 같이 김밥을 먹는다. 연수가 김밥에 왜 미나리를 넣냐고 묻자, 상만은 자신도 모르게 "엄마가 그러는 데 미나리가 피를 맑게 한대" 라는 말을 한다. 그 말과 함께 시작되는 반전. 자신이 보았던 네 명의 귀신들은 상만의 가족이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 사고로 상만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상만은 그 사고의 충격으로 가족의 존재를 잊고 살았다. 귀신들이 자기의 할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아버지이고, 형 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상만은 매우 슬퍼한다. 그리고 영화는 상만과 연수가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는 장면을 보여주며 끝이 난다. 





 

소풍을 갈 때나 운동회를 갈 때 엄마가 싸 주셨던 김밥. 추억을 환기시키고 따뜻한 정감을 불러 일으키는 김밥. 이 영화에서는 김밥이 중요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미나리를 넣은) 김밥이 상만이 네 명의 귀신들이 자신의 가족이라는 것을 알아채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김밥을 통해 상만은 자신의 과거를 모두 기억해 내고 그리고 영화의 반전이 시작된다. 영화 곳곳에 김밥이 등장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장면 말고도 상만이 유치장에 갇혔을 때 "나는 남의집 김밥은 못먹어. 입에 안맞아" 라는 대사가 나온다. 곳곳에 '김밥'이라는 소재를 등장시켜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따뜻하게 하려는 제작 의도인 듯 싶다.



 





영화 곳곳에 과거의 내용을 짐작하거나, 앞의 내용을 예상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카메라는 그 복선들을 보여준다. 영화 초반에 상만이 수면제를 먹고 물을 마시려는 장면을 보면 처음에는 물통이 꽉 차 있지만 카메라가 다시 비춘 물통은 텅 비어있다. 영화를 보면서 그 복선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 또한 또다른 재미일 것 같다. 영화에서는 흔히 '굿하는 집' 에서 다루는 빙의라는 개념을 친근하게 표현했다. 귀신빙의 라는 개념을 친근하게 나타내어 가족애와 재미를 느끼게 한다. 영화에 나오는 귀신은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니라 친근하고 오히려 사람을 지켜주는 '수호천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수호천사가 아닌 수호귀신이라는 제법 신선한 발상을 했다. 헬로우 고스트는 아주 빼어나다고는 할 수 없으나, 가슴에 훈기를 불어 넣는 '괜찮은 영화' 라고 할 수 있겠다.







[written by 앨제이]